미안하게도

몇 밤을 울었다는 소식 들었어 그 얘기를 듣고 걷다 잠시 멈춰서 우는 너를 상상해 봤어 때마침 상쾌한 바람이 불어서 기분 좋게 다시 걸었어 미안하게도 미안하게도 난 한번을 운 적이 없어 너와 끝난 이후로 미안하게도 만나는 동안 전부 쏟아버려서 다 버렸어 기억나 이맘때 겨울과 봄 사이에 있는 힘껏 서로를 미워하던 한때 이젠 없어 남아있는 게 없어 아무렇지 않게 떠올려봐 이젠 이름만 보아도 숨이 멎던 나인데 이젠 없어 남아있는 게 날 버렸으면서 왜 넌 이제 와서 날 보고 싶어 해 왜 넌 날 버렸으면서 기억나 이맘때 봄과 겨울 사이에 있는 힘껏 서로를 사랑했던 한때 이젠 없어 남아있는 게 줄 수 있는 게 없어 가끔 오늘처럼 떠오르겠지만 느껴지는 게 없어 떨림이 전혀 없어 아무렇지 않게 떠올려봐 이젠 이름만 보아도 숨이 멎던 나인데 이젠 없어 남아있는 게 때마침 상쾌한 바람이 불어서 기분 좋게 다시 걸었어 미안하게도 미안하게도